오늘은 이전 포스팅에서 예고한 대로 배달 비수기에 월 600 이상을 꾸준히 버는 상위 1% 배달원들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능력이 있기에, 배달 알바 비수기인 지금에도 월 600 이상을 꾸준히 벌어갈까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상위 1% 배달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확 와닿지 않을 테니 요즘 배달 알바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검색까지 해서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배달 알바 경험이 없거나, 경력이 짧으실 테니까요.
너무 길진 않을 겁니다.
그럼 요즘 배달 알바 시장의 현황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배달 알바 비수기.
수년간 배달업에 종사해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요즘은 배달 알바 비수기라고 합니다.
일 시작한 지 2주가 갓 지난 배달원이 하루 6시간 정도를 일하고 하루 20만원 이상을 벌어가던 황금기는 이제 지나갔다고들 하죠.
실제로도 요즘엔 하루 10시간가량 오토바이 배달을 해서 20만원을 벌어가면 잘 벌었다는 말을 듣습니다.
일수입 20만원, 적은 액수가 절대 아니죠.
이렇게 30일을 유지하면 월 600. 대기업이 아닌 영세한 규모의 회사라면 20년은 가까이 한 회사에 뼈를 묻어야 벌 수 있는 액수니까요.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몸도 마음도 똑같죠. 매일 10시간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토바이를 타는 건 상당히 높은 강도의 노동입니다.
특히 여름에는 헬멧 안에 차는 열 때문에 머리는 뜨거워지고, 정수리에서 턱 끝까지 땀방울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죠.
쉴 새 없이 빚 독촉을 받고 있다는 등의 강력한 동기가 없다면, 매일같이 10시간씩 배달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배달세상에서도 굳은 마음을 먹고 도전하다가 실패한 분들이 대부분이죠.
물론 꾹 참고 두세 달 정도 한 사람들은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몸의 어딘가가 서서히 고장이 나기 시작하죠.
여기 두 달 동안 매일 10시간씩 주 7회 배달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체중은 10kg 이상 빠졌을 것이고, 몸의 영양 상태도 많이 안 좋아졌을 겁니다. 점피(점심 피크)·저피(저녁 피크)타임땐 배달일을 해야 하니 끼니는 거르거나 빵·김밥 등으로 때우기 일쑤입니다.
당연히 운전 도중 집중력이 떨어져서 사고 위험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허리, 손목, 목에 큰 부담이 옵니다. 무릎 정도 까지는 건 예삿일입니다.
당연히 몸이 고장 날 수밖에 없죠.
다들 아시겠지만 몸이 좋지 않으면, 정신도 꺾이기 마련입니다.
배달세상만 봐도 한 달에 600만원 번 것이 고스란히 병원비로 다 빠져나가거나, "이젠 적당히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일하다가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건강도 챙기면서 월 600 이상을 꾸준히 버는 상위 1% 배달원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한 건당 단가가 비싸고 배달 거리가 짧은 강남이 아닌데도 말이죠.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지만, 그분들의 배달 알바 후기를 살펴보면 많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점피와 저피를 잘 활용합니다.
배달원이라면 다 사용하는 은어입니다. 위에서 한번 설명해 드렸듯이 점피는 점심 피크 타임, 저피는 저녁 피크 타임의 줄임말입니다.
이때는 다른 시간대보다 배달 요청 콜이 몇 배로 쏟아집니다.
그런지라, 배달 알바 초보라도 한 시간에 5~6개씩은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간이죠. 요즘은 대부분 단건 배달이기에 상위 1% 배달원들도 한 시간에 많아 봐야 6~7개가 한계입니다.
하지만 상위 1% 배달원은 피크 타임의 시작과 끝에 장거리 배달 콜을 잡습니다. 배달 거리는 평균의 4~5배지만 단가는 2배 정도 되는 일반적인 배달원이라면 거절하는 콜을 말이죠.
하지만 피크 타임 전과 후엔 배달 요청 콜이 뚝 떨어집니다. 소위 콜사(콜이 사망했다)가 오는 것이죠. 많은 배달원들이 이때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상위 1% 배달원은 여기서 다른 배달원보다 7천원~만원 정도를 더 법니다.
점피, 저피 합치면 만 사천원~이만원을 더 버는 셈입니다.
밥은 언제 먹냐고요?
입에는 삼각김밥 하나를 쑤셔서 넣고 씹으면서 배달합니다. 오줌이 마려울 수 있으니 수분 섭취는 최대한 적게, 물 한두 모 금씩만 마십니다.
사람이 밥은 제대로 먹고 일해야지... 끼니를 저렇게 때우는 것 치고는 적은 금액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콜은 보이는 단가가 전부가 아닙니다.
이전 포스팅을 보셨다면 짐작하셨을 사실이지만, 요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같은 플랫폼은 배달 거절율이 낮은 충성도가 높은 배달원을 선호합니다.
당연히 충성도가 높은 직원을 먼저 챙겨줍니다.
그들에겐 미션이나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죠. 혜택엔 돌발 이벤트나 시크릿 보너스 등이 있습니다.
시크릿 보너스란 쿠팡이츠의 보상 시스템 중 하나인데, 피크타임에 꾸준히 출석하고 시간대별로 배달 거절 1회 이하로 수행하면 보너스를 지급합니다. 최근엔 1단계를 통과하면 30만원의 보너스, 2단계까지 통과하면 4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했습니다.
베테랑 배달원들이 많은 배달세상에서도 이 보너스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름 그대로 비밀이라, 충성도 높은 일부 배달원들에게만 제안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이 보너스 금액도 한 달 정도가 누적되면 무시 못 할 금액이 됩니다. 상위 1% 배달원들은 보너스 금액으로만 최소 50만원을 수령해갑니다.
배달의민족 평균 배달단가가 3000~3500원인 현재로서는 무시 못 할 액수입니다.
두 번째로는 수중전을 놓치지 않습니다.
수중전은 배달원들이 사용하는 은어인데, 비 오는 날의 배달을 뜻합니다.
비 오는 날에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건, 비 오는 날 차량 운전을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위험합니다. 오토바이 위에선 빗길의 미끄러움과 흐릿한 시야가 차량 운전 때보다 몇 배는 크게 다가오죠.
그래서 비 오는 날엔 배달원들의 출근율은 낮은데, 배달주문은 많이 들어와서 배달 기본단가가 상승합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천원은 오른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비 오는 날의 배달이 쉬울리가 없죠. 한 시간에 5개를 배달하는 배달원이 4개를 겨우 배달합니다.
하지만 플랫폼 측에선 어떻게든 배달을 소화해야 하죠. 배달원들의 출근이 저조하면 기본단가를 더 올리거나 돌발 이벤트를 겁니다. 돌발 이벤트는 다양하게 있는데 3건 배달 시 3천원 추가 정산 등이 있습니다.
상위 1% 배달원들은 수중전 상황 때, 빠지지 않고 참석해 다른 배달원들과의 수입 격차를 더욱 벌립니다.
수중전인데 점피·저피까지 겹친다?
그러면 시급은 평소보다 최소 1.5배로 뜁니다. 이들은 이때 바짝 법니다.
그리곤 단가 상승 이벤트가 종료되면, 그때 서야 휴식을 취하죠.
마지막 세 번째로는 동선을 최적화합니다.
강남이 아무리 한 건당 단가를 많이 주고 배달 거리가 짧다고 해도, 강남 지리에 빠삭하지 않은 한 자신의 구역을 떠나지 않습니다.
배달원만큼 자신의 구역 지리를 빠삭하게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비게이션도 모르는 최적의 동선과 비밀스러운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데뷔 안 한 아이돌 그룹 숙소가 어딘지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 한 시간에 4~5개 배달할 때 자기들은 5~6개씩 배달합니다.
고작 한 건 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게 10시간 쌓이면 10건 차이입니다. 10건이면 배달 금액과 미션 금액을 합치면 평균적으로 4만원은 됩니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4만원 이상을 더 벌어간다는 것이죠. 주 5회 기준으로 보면 80만원 이상 차이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특징과 합치면 그저 되는대로 배달했던 배달원보다 한 달에 최소 150만원 이상을 더 벌어가는 셈입니다.
배달세상에선 위의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현재 같은 비수기에 월 1200만원 가까이 벌어간 배달 알바 후기를 쓴 회원도 있습니다.
배달 알바 성수기 때였다면 월에 1500만원도 충분히 가능했을 수준이죠.
글이 꽤 길어졌는데, 요약해보자면 "현명하게 일해라" 입니다.
모든 일에 통용되는 말이지만 배달 일에 있어선 더욱 중요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글을 분석한다고 꽤 많은 시간을 썼는데, 이 글을 읽었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기쁠 것 같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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